내가 혼자인 이유같지 않은 이유
2008/12/18 09:57

#1.
지난주 금요일 일산에서 년말모임이 있었다.
꽤 오랫만에 나간 자리여서 그런가 낮익은 사람이 서넛.
벌쭘하니 어쩔수 없이 KGB 한병을 시켜 반쯤 먹고 보니 다 아는 사람이고 다 친한 사람이 되버리더라.
(과연 술의 힘인가 나이의 힘인가 긴가 민가)
아무튼 얼큰(^^ KGB 한병 먹고 얼큰이래)하게 취했는데 비슷한 연배의 한 여자분이 내 자리에 합석.
(이야기를 하다보니 나이는 나보다 한살 많은 결혼한 주부에 수학학원 강사)

외모도 있으신데 왜 여태 혼자냐는 그 여자 강사분의 질문에
"제가 특이해서 여자의 손과 발목을 봅니다." 라고 해서 듣고 있는 모두가 박장대소를 했다가...
어쩌다 보니 진진하게 이야기를 시작한게
여자문제에 있어서 보수적(?)이랄까 과거가 있는 여자가 부담스럽다.
뭐 이렇게 이야기를 했던듯.

강사분은 잠깐 생각하는듯 말이 없더니 계속 이야기하기를.
과거에 대한 미련과 보수라고 스스로를 포장하는 사람들 본인 내면에 혹시 자기보호 본능이 있는게 아니냐고
결혼해서 살고 있는 내 여자가
과거에 그 남자를 혹 못잊어 생각하거나 따로 만나는게 아닐까 그런 두려움에 대한 자기본능
거기에 연연하지 마라
여자는 헤어진 남자와 반대의 남자를 찾고 남자는 헤어진 여자와 비슷한 여자를 찾는다.
여자는 결코 헤어진 남자에 대한 미련이 없다. 그러니 안심(?)해라.
뭐 이렇게 대충 마무리 된듯.

#2
바로 다음날 신두리에 있었던 또 다른 송년모임.
원래 계획은 일찍가서 그 근처 유명한 해안사구등 해변을 돌면서 사진을 찍을 계획이었으나...
바닷바람이 너무 차가웠고 단체로 움직이다 보니 시간 내기가 영 어렵더라.
결국 하늘과 바다사이 라는 펜션에서 방콕.

밤이 깊어 이렇게 저렇게 파가 나뉘어 술자리가 이어질때.
어제 먹은 KGB가 아직도 위에서 출렁거렸지만 또 한병을 마시기 시작했다.
술기운이었는지 어제 이야기를 살짝 했더니..
이 친구들은(서른에서 서른다섯정도의 연배들) 모두 나보고 이기적이란다.

보주적이고 과거의 문제에 연연하는 나를 덜떠러진 마초취급.
급하게 나한테 쏟아지는 비난(?)과 야유(?)를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가슴으로 이해가 안되더라 라고 대충 얼버무리긴 했지만 웬지 찜찜.

...

행여 여자의 손이라도 잡았다면 결혼까지 생각해버리는 단순한 사고방식
아무에게나 잘해주는 술집 종업원의 마음을 진심으로 믿어버리는 경험부족
술자리 끝자락에서 강사분이 여자 한분을 소개시켜 준다고 했는데...

2008/12/18 09:57 2008/12/1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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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양 2008/12/19 2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뭘 그리 고민하세요.
    그냥 혼자사세요. ㅋㅋ
  • 양양 2008/12/20 02:0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누가 그래요 제가 혼자라고? ^^
  • maro 2008/12/22 11: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술자리 끝자락에서 강사분이 여자 한분을 소개시켜 준다고 했는데...
    요론거 해줘야 하는거지 ㅋㅋㅋ
    손목을 포기하셈
  • 제수리 2008/12/23 2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
    요즘들어,,연말이라 그런가,,형이 삼삼하신가봐요..
    쭈욱,...여자얘기뿐이군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