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대회에 대한 소회(所懷)
2009/06/2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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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모임에 참석한것이 거의 가을 끝자락쯤 이었나.
붉게 물든 풍경을 뒤로 하고 그렇게 수줍게 사격을 시작한게 엊그제 인가 싶은데 햇수로 벌써 몇년이다.

공을 가지고 하지 않는 운동은 운동 축에도 끼지 못한다 라고 평소 생각했었던 내가...어떻게 사격을 시작하게 되었는지는 딱히 기억 나지는 않는다.
아마도 그때 당시 TV 광고에서 여배우가 폼나게 여가생활을 즐기는 한 장면으로 나왔던 탓이었을수도 있고...
태릉이라는 단어가 주는 선수촌, 국가대표에 대한 막여한 동경일수도 있고..
그렇게 시작은 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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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 그렇게 낯설게만 느껴지는...
묵직한 총과 25개의 탄들이 제법 익숙해질 무렵...
모임의 지인들중에...
누구는 총을 산다고 하고 누구는 대회를 나간다고 한다.
한참 요란스러웠을때...
뭘 대회씩이나 나가고...뭘 총까지 사고...
나랑은 상관 없는 이야기로 치부해버리고 그냥 그런가 보다 싶었다.

문득...
커피한잔 들고 멍하니 바라본 창밖으로 비가 후두둑 쏟아질때...
미치도록 나른하고 할일없는 어느 주말 오후...
심하게 스트레스 받은 어느 퇴근길...
노을빛 닮은 약간은 촌스런 주홍빛 접시가...
보고 싶을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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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습다.
서른몇년을 살면서도 그렇게 보고싶은 님하나 만들지 못했으면서...
뜬금없이 촌스런 접시가 보고 싶다니.

누군가
어떻게 대회까지 나오게 됐어요?
라는 질문에
접시가 보고 싶어서요.
라는 답을 얼마나 생뚱맞고 우스울까?

사실은 그렇다.
그런 접시에 대한 그리움(?)이 쌓이다 보니 관심이 되고
그러한 관심이 참여가 되고...
비록 첫 참여가 비록 어떤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더라도
실망은 가당치 않다.

내 그리움이며 관심이며 참여는...
누구를 위한것도 아니고
무엇을 바라는것도 아니다.
온전히
나를 위한...
나를 향한...
열정이기 때문이다.


2009/06/25 08:45 2009/06/2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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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my 2009/06/25 12: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서른 몇년을 살면서도 그렇게 보고싶은 님하나 만들지 못했으면서...
    난 이 대목이 참.. 가슴아파 ㅠㅠ
  • TWEETY 2009/06/25 20: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빠!! 노력해요!! 총쏘는데 쏟는 것 만큼만~
    화이팅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