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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행복이 커진다고 내 행복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2006/06/29 20:03
함께 방송을 했던 김성주 캐스터가 "2002년 한국과 미국의 경기에서도 한국이 0대1로 리드당하는 상황에서 전반을 마쳤지 않습니까. 당시에도 하프타임 때 히딩크 감독의 특별 지시가 있었을 텐데, 차두리 선수 어땠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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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정말 방송에서 그랬어? 라면 반신반의 했는데...

한국에서 우리 부자의 얘기가 화제라고 한다. 도대체 뭐가 재밌다는 건지 나로서는 이해가 잘 안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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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0년간의 독일 분데스리가 생활 중 선발로 못 나온 게 딱 두 번 있었고, 중간에 교체되어 나온 게 한 번 있었다. 그땐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줄 알았다. 내가 얼마나 심하게 낙담을 했으면 감독이 그 다음 경기 전에 나를 불러 이렇게 말할 정도였다.
“다음부터 너를 빼려면 미리 말해줄 테니까 아무 걱정하지 말고 뛰어라!”
그 당시 나에게 축구는 생활이 아니라 ‘밀리면 끝나는 전투’였던것 같다. 그런데 아들 두리는 확실히 다르다. 축구는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생활’인 것 같다. 축구를 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좋은.
그러니 TV 해설을 하면서 이놈은 “전 그때 후보라서 잘 몰라요”라고 멀쩡하게 얘기하는데 옆에 있는 내가 진땀이 났다.
내가 두리에게 배우는 게 하나 있다. 언젠가 자전적인 글에도 썼던 적이 있지만 ‘남의 행복이 커진다고 내 행복이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선지 이 녀석은 항상 여유가 있다. 늘 최고여야 한다는 강박 관념 때문에 남을 인정하는 여유가 없는 나에 비해 두리는 동료를 인정하는 여유가 있다. 그래서 두리의 삶이 나보다 더 즐거운 모양이다.
‘행복이’.
두리의 이메일 닉네임이다. 굳이 그런 이름을 쓰는 걸 보면 천성이라기보다는 행복하고 싶어서 스스로 하는 노력인지도 모르겠다.
마치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연예인들을 얘기하듯, 외국 축구선수들의 사생활까지 줄줄 꿰는 두리가 옆에 있으니 든든하다. 스페인의 황태자비가 화면에 잡히자 ‘예쁘죠?’하는 말이 하고 싶어서 혼났다며, 중계를 마치자마자 황태자비의 전력에서부터 사생활까지 쫙 얘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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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본인도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축구선수면서 베컴의 자서전을 머리맡에 놓고 잠들거나 지단에게 가서 공에 사인을 받고는 즐거워하는 것은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나는 그러지 않았다. 상대가 아무리 대단한 선수였어도 나에게는 한번 붙어보고 싶은 경쟁자일 뿐이었다.
우리 시대의 삶은 ‘성공’에 모든 것을 두었다. 그러나 두리가 살고 있는 지금은 ‘행복과 즐거움’이 그들의 중심에 있는 것 같다.
부럽다. 그리고 이런 세상을 그들에게 물려준 우리 세대가 자랑스럽다.
차범근이 중앙일보에 쓴 차붐@월드컵이란 섹션에 실린 글이다.
"남의 행복이 커진다고 내 행복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라는 말...
왜 이렇게 가슴에 남는지...

아래는 보너스...
2006/06/29 20:03 2006/06/2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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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빠 2006/06/30 01: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후보, 라커룸...그거 생방으로 들었는데...ㅋㅋ;
    그나저나 차붐...글 참 잘쓰네요...ㅎㅎ
  • TWEETY 2006/06/30 08:3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멋진 아빠상인거 같아요. 차범근.. ^^
  • TWEETY 2006/06/30 1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디서 봤는데...
    세상에 믿을 '빠'가 2개래요.
    아빠.. 오빠.. -_-^
    근데..참 믿음이 안가드라..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