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
2013/04/12 07:35
젊었을때(?) 다녔던 회사가 일본회사라
2005년도에 일본에서 약 1년간 파견근무를 했었다.
인라인을 타다가 알게된 카미.
나머지 둘은 회사사람. 내 옆은 중국친구. 맨 끝에 친구는 kurozumi.
아무튼 그렇게 4명이 디즈니랜드에서 놀다가 헤어지고 돌아오는 전철안이었다.
카미가 갑자기 두리번 거리더니 가방에서 무슨 종이를 꺼내더니 나를 앉혀놓고 나즈막히 노래를 불렀다.
푸른하늘의 축하해요 인데 내 생일을 축하한다며 나름 이벤트를 했던것.

얼마나 놀래고 감동했는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설레인다.
이렇게 놀랄만한 추억을 준 그녀와 딱히 연이 없었던지
그냥 그렇게 세월이 흘러 얼마전 그녀가 결혼했다고 알려왔다.

어렸을때 축구를 해서 다리가 튼튼하다며 웃던 그녀
오빠라는 한국말을 알려주자 마자 오빠 오빠 하며 장난치며 좋아했던 그녀
짧은 머리 탓에 선머슴 같지만 대화할때만은 소곤소곤 사춘기 소녀같던 그녀

늦었을지 모르지만 사쿠라 날리는 동경에서 그녀를 다시 만나고 싶다.
결혼 축하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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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12 07:35 2013/04/1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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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2012/12/1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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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국어 교과서에 나왔던 금아 피천득의 인연을 읽었을때의 떨림이란.
아직도 두근거린다.
교과서에 실린 내용은 전문이 아니라 그 뒷이야기가 있다 카더라는 말에
한동안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했던 기억도 있다.

"그리워하는 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꼬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아 이 얼마나 애틋하고 깔끔한 여운인가.

가을만 되면 춘천과 소양강이 가고 싶어지고 사람을 만나도
세번째에 뭔가 자꾸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고
한번에 일본에 한 일년 있을때도
아사코 어쩌구 저쩌구에 낯선 일본여인을 쫓아가 오해를 받기도 하고.

내 평생 살면서 누군가에게 들려줄
이런 애틋한 이야기하나 못 만들었다는게 너무 후회스럽다.

뭐랄까
너무 모범생 역활만 하려고 했고
질풍노도 시절에도 그저 집과 학교밖에 모르는 착한척(?)
그런 가식을 벗어나 인생에 대한 고민으로 일탈, 가출도 해볼껄 하는 후회와 버금간다고.

왼쪽은 배구선수하다가 무릎부상으로 선수생활 접고 공부한다고 전학온 초등학교 시절 내 짝궁.
꽤 이뻐서 내가 자리를 비우면 서로 내자리에 앉게다고 난리부르스.
책상에 선 긋고 엄청 싸웠는데 지금은 뭐하나 몰라 보고 싶네.


실제 아사코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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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8 08:52 2012/12/1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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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구 2013/01/09 22: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제부터 일탈을~! ㅎㅎ 인연이란게 있긴 있는거 같아요...인연이 되는 사람과는 우연이
    겹칠때가 많더라구요...전 아직 피천득의 인연을 못읽어 봤는데 성제형 글보니 읽어보고 싶네요
    • hongyver 2013/01/10 07: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난 피천득 작가의 글들이 참 좋아.
      담백하다고 할까? 하려하지 않고 털털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