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시와 1편에 수필
2005/07/12 09:19
기분다운..그래서..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지란지교를 꿈꾸며...
- 유안진

저녁을 먹고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집 가까이에 살았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 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라도 좋고 남성이라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은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가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하게 맞장구쳐 주고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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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2 09:19 2005/07/1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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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토커 2005/07/12 1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제든지 부르면 달려갈 수 있잖아요...
    캔커피 하나에 행복해하는 사람인데.. ^^
  • hongyver 2005/07/12 13: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는 나도 편하고 스토커도 편해야하는데...
    그게 다른 요소에 의해 서로 불편하면...
    힘들어지지 않겠니?
    뭐 지금이 불편하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
  • 스토커 2005/07/12 17: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불편한거 아무것도 없는데요?
    요즘만큼만 지내면 정말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아요.
    저도 힘들면 조언해줄 사람이 필요하니깐요.
    아참 취중진담의 비밀은.... ㅋㅋㅋ 맨입으로 안가르쳐줘요.
  • 산돌기 2005/07/12 21: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안진님은 윗 글에서 산돌기님의 이야기를 돌려서 하셨습니다.

    홍씨! 안진님 이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