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 도종환
2004/12/20 20:25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지쳐 있었다
모두들 인사말처럼 바쁘다고 하였고
헤어지기 위한 악수를 더 많이 하며
총총히 돌아서 갔다

그들은 모두 낯선 거리를 지치도록 헤매거나
볕 안 드는 사무실에서
어두워질 때까지 일을 하였다

부는 바람 소리와 기다리는
사랑하는 이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지는 노을과 사람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게 되었다

밤이 깊어서야 어두운 골목길을 혼자 돌아와
돌아오기가 무섭게 지쳐 쓰러지곤 하였다

모두들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라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의 몸에서 조금씩 사람의 냄새가
사라져 가는 것을 알면서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터전과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쓰지 못한 편지는
끝내 쓰지 못하고 말리라

오늘 하지 않고 생각 속으로 미루어둔
따뜻한 말 한마디는
결국 생각과 함께 잊혀지고
내일도 우리는 여전히 바쁠 것이다

내일도 우리는 어두운 골목길을
지친 걸음으로 혼자 돌아올 것이다
2004/12/20 20:25 2004/12/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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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jo 2004/12/24 00: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돌아오십니까요?

    날군님이 게시판에 정보를 주샤...
    음..근데 블러그 말고 홍가이버님 게시판이 어디 있답니까... 12월 안에..아님... 음... 1월 1일은 넘 엄하실까나요..ㅋㅋㅋ 전 주말이 좋은데.. 25.26도 현재 계획 미정이구요...만약에 미리 약속을 잡자고 했던 스케쥴이 제대로 잡히면 서울에 없을꺼고..만약 그 계획이 깨지면 25.26일중에 하루도 상관없을듯 한데... 아님 담주 주말쯤이어야 하거든요...^^: 언제가 좋으신지... 아싸~ 기대되옵니다..막창~
  • 홍가이버 2004/12/24 06: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http://www.hongyver.pe.kr/ 에 보면 독자투고란 이라고 그게 게시판인데...
    아주 돌아가는건 아니고요. .25~26정도도 괜찮군요..아..1월1일도 괜찮습니다..
    자세한건 집에 가봐야 겠지만 별 무리는 없을듯 하군요..
    그렇게 좋으실까...대머리 된데도..
  • majo 2004/12/24 19: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넵!!! 너무너무 신납니다....^^: 그럼 날짜는... 잡아주시면 따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