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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8/08 일기장 8

일기장
2006/08/08 10:14
#1
초등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께서 일기숙제를 내주시고...
매주 월요일이면 아이들의 일기중 몇개를 꺼내 읽어 주시곤 했다.
내가 다분히 감상적(?)이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기도 한데...
사실은 보다 결정적 계기가 따로 하나 더 있었는듯 한데...
좋아하는 한 여자아이의 일기장을 훔쳐보면서 부터가 아닐까 싶다.

#2
아버지, 어머니가 소설가이셨던걸로 기억 되는 그 친구는 읽는 책이나 일기를 쓰는게 남들과 다소 달랐다.
굳이 예를 들자면 매주 토요일이면 독서시간이 있었는데 남들은 위인전이니 만화책이니 읽을때 쯤 그 아이는 무슨 책을 읽는지는 몰라도 책 겉표지를 이쁜 포장지로 감추고 읽다가 선생님께 책 제목을 들키고는 정색하는 선생님께 웃어보이곤 했다.
일기도 다른 아이들 처럼 "나는 오늘 ..." 이 아닌 어렴풋이 느낌으로 아는 단어(국어사전을 찾아야만 정확한 뜻을 알수있는 단어들)들 천지였다.

#3
그래서 매주 월요일이면 난 일찍 학교에서 가서 그 아이에 일기장을 몰래 훔쳐 읽곤했다.
혹시 내 이야기라도 나오지 않을까 해서...
그 아이의 일기는 초등학생인 내가 보기에도 소설가가 쓴 글처럼 어려우면서도 품위(?)있고 "어쩌면 이리 표현했을까"라고 생각이 들정도 였다.
불현듯 나도 그 아이처럼 따라서 일기장을 쓰기 시작했다.

#4
한달이 지났을까?
선생님께서 어느날 아침...장족의 발전이 있는 일기를 읽어 주신다면 꺼내든 일기가...
바로 내 일기장었던것...그 뒤로 난 일기잘쓰는 아이로 통했다...
하지만 그다지 쁘지 않은게 그 여자아이의 일기장은 나보다 잘썼음에도 불구하고 선생님께서는 한번도(기억에는) 읽어주신적이 없었다. 아마와 프로의 차이였을까?
마침 일기장에 그 아이를 좋아한다고 써놓기까지 했는데 그 사실까지 읽어주시는 바람에 난 자존심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걸로 끝나는게 내 기억의 전부이다.

#5
싸이나 블러그 개인홈피에 가서 그 사람이 올린 글이나 사진등을 보면서...
어렸을때 그 아이의 일기장을 몰래 읽던 기억이 난다.
얼굴은 그 사람의 삶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글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이 쓴 글, 사진등을 보면 그 사람의 생각을 알수 있다.

난 하루에 몇번이나 지인에게 방문하고
내 홈피는 지인이 몇번이나 방문할까?
(완전싸이잖아? ㅜㅜ)

그나저나....
규림이었던가?
그 친구는 지금 무얼하고 있을까?





2006/08/08 10:14 2006/08/0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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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찬빠 2006/08/08 17: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타 수정 요망...

    #1
    초등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께서 일기숙제를 내주시고...
    매주 월요일이면 아이들의 일기중 몇개를 꺼내 읽어 주시곤 했다.
    내가 다분히 변태적(?)이게 된 계기가 아닐까 싶기도 한데...
    사실은 보다 결정적 계기가 따로 하나 더 있었는듯 한데...
    좋아하는 한 여자아이의 일기장을 훔쳐보면서 부터가 아닐까 싶다.

    이거죠...
  • TWEETY 2006/08/08 1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수시로 방문.. ㅋㅋㅋ
  • maro 2006/08/09 13: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음 ... 나쁜 학생이였구나 ㅋㅋ
    나도 매우 자주 방문하는데 ..
  • 오즈 2006/08/19 11: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풉; 지인.. 다녀갑니다..